[BIZ Insight] 테크놀로지, 보험 산업을 바꾸다

입력 2016-05-03 20:06  

LGERI 경영노트



14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보험산업은 2014년 5조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기본적인 구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18세기께 이미 생명보험, 화재보험, 해상보험 등 현존하는 주요 보험 상품이 개발됐고, 확률 통계를 기반으로 하는 리스크 예측 방법과 신디케이트, 재보험과 같은 리스크 분산 제도가 도입됐다. 사업자 측면의 변화도 크지 않다. 18세기 후반, 영국 런던에서 설립된 로이드협회는 현재까지도 세계 최대 재보험사로 건재하고 있으며, 포천 500대 기업에 들어가는 46개 보험 회사들의 평균 나이는 95년이나 된다.

바뀌지 않던 보험산업이 최근 들어 유례없는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으로 대표되는 정보통신기술(ICT)이 금융산업에 접목되면서 등장한 핀테크 바람이 보험산업까지 불어온 것이다.

ICT 발전에 따라 보험산업이 변화되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IoT 센서를 통해 보험 대상의 이용 시간을 손쉽게 측정할 수 있게 되면서, 이용한 만큼만 보험료를 지급하는 이용량 기반 보험이 확산되고 있다. 대표 업체로는 미국의 메트로마일이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 일리노이주에서 제공되?있는 이 서비스는 차량 내에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텔레매틱스 기기를 설치해 이용자의 운전거리를 측정한 뒤 이를 토대로 보험료를 산정하고 있다.

이용량 기반 보험은 특히 공유경제에 유용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영국의 홈프로텍트는 에어비앤비의 호스트를 위해 게스트가 머문 기간만 이용할 수 있는 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확률 통계가 아니라 개인 단위의 리스크 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맞춤형 보험료 산정도 가능해지고 있다. 미국의 프로그레시브, 올스테이트 등의 자동차보험 업체가 이런 보험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보험 업체가 텔레매틱스 기기를 통해 개인별 주행 거리, 주행 중 평균 속도 및 최고 속도, 주간·월간 주행 시간, 주요 야간 운전 시간, 주행 도로 유형, 급제동 및 급가속 여부 등 운전자의 주행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취합하고, 이를 통해 적정 보험료를 산출하는 것이다. 만약 과속을 자주 하거나, 운전 중 적절한 휴식을 취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 보험료를 할증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구글로부터 3250만달러의 투자를 받으면서 유명해진 오스카헬스케어는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한 보험료 할인 정책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입자가 목표 걸음 수를 달성할 때마다 하루 1달러, 월 최대 20달러의 보험료를 할인해주고 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리버티뮤추얼은 자사의 화재 보험 가입자 중 연기감지기를 설치한 가입자에게 보험료를 할인해주고 있다.

ICT 발전에 따라 등장하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형태의 보험이 요구되는 경우도 있다. 무인자동차와 드론을 위한 보험이 그것이다. 일부 보험사는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취리히보험은 호주에서 무인자동차 관련 보험 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AIG는 드론 관련 보험을 출시하며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이 외에도 운동량 등 센서 정보 기반으로 의료보험 요금을 차등화하는 스트라이드 헬스, P2P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모네이드와 구에바라 등 130여개에 달하는 스타트업이 활발히 사업을 전개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리고 전문 투자 회사뿐만 아니라 구글 등 글로벌 ICT 업체, 거대 보험사 등의 투자 자회사들이 이들의 가능성을 보고 앞다퉈 투자에 나서고 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총 7억달러 수준에 불과했던 스타트업 투자 규모가 2015년 한 해에만 26억5000만달러에 달할 정도로 급격히 늘어났다. 다른 금융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보험 역시 ICT 발전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보험산업에서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ICT 역량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것으로 보인다.

김종대·장재현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jdkim@lgeri.com, jhjang@lger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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